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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풍경들/일상의 풍경들

왜 나만 이렇게?

'왜 나만 이렇게?'라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다. 뒤에 붙는 표현들은 항상 부정적이다. '왜 나만 이렇게 집에 문제가 많지?', '왜 나만 이렇게 관심을 못 받는 것인지?', '왜 나만 이렇게 안 풀리는 거야?' 

나 보다 더 힘든 사람들이 더 많고 신세 한탄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되뇌며 나름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지내려 노력하지만 그것은 이성적인 바람일 뿐 이는 한번씩 떨쳐져 나오는 억울한 감정을 달래 주지 못한다. 감정이 심하게 폭발할 때는 절로 욕이 나오고 눈물이 나는 경우도 있다. 남의 상처는 크게 와 닿지 않지만 내 손에 박힌 작은 가시에도 큰 고통을 느끼는 이기심 때문일 것이다. 

개망초꽃이 생각났다. 개망초꽃도 그 저주받은 이름에 참 억울할 것이다. '왜 나만 이렇게 저주받은 이름을 갖게 된거야?'

그 순간 개망초꽃이 참 예쁘다는 생각이 났다. '개망초면 어때 다들 예쁘다고만 하는 걸, 오히려 그 저주받은 이름으로 인해 이름이 잊혀지지도 않아. ' 개망초로 봐서는 참 억울할 수 있지만 그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이름을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다른 꽃들과 다르게 더 관심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나도? 그래서 '왜 나만 이렇게?'의 뒤에 붙는 표현을 긍정적으로 바꾸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불현듯 해 보았다.

'왜 나만 이렇게 집에서 든든한 존재인거야?', '왜 나만 이렇게 혼자서도 잘 노는 거야?', '왜 나만 이렇게 의지가 강한 거야?' 이런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진다. 이러한 생각들로 인하여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고 논문이라도 쓰고 싶지만 점점 손발이 오그라 든다. 결국은 다시 원래대로 욕하고 슬퍼할 듯하다.

'왜 나만 이렇게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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