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저녁 하늘의 모습이 참 멋진 곳이 있다. 물론 내가 느끼기에 말이다. 오가면서 늘 적당한 구도를 잡아 찍으면 정말 멋지겠다라는 생각을 하는데 한번도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아니 옮기려 시도한 적은 한번 있었다. 그 때는 그 주위를 계속해서 머뭇거리기만 하다 포기하고 말았다. 당최 왜냐구? 그 전망이 좋은 곳은 바로 도로 위이기 때문이다. 차로 지나가면서 늘 저녁 하늘에 감탄을 하던 어느날 그 주변에 차를 세우고 인도에서 사진을 찍으려 시도 하였는데 불과 몇 미터 차이를 두고 차에서 보았던 그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건너편으로 건너가서 보아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차를 타고 가면서 찍을 생각도 하였으나 그 곳은 신호를 받고 지난 지 얼마 되지 않는 곳이라 차를 멈출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그냥 사진 찍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살다보면 이처럼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할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다. 포기를 모르고 욕심을 낸다면 더 중요한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이게 참 쉽지 않다. 먹지 못할 포도를 신포도일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여우 이야기의 여우처럼 포기를 하면 무언가 계속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어느 선까지를 마지노선으로 잡고 그 선을 넘기면 포기해야 할 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내게 너무도 부족한 것 같다.
결과 오늘도 그냥 한 포기, 두 포기 아무런 도움이 되지않는 셈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