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쥬라기 공원'이 처음으로 상영되었다. 기존에 공룡이 등장하는 영화는 공룡의 모형, 미니어처 등을 이용하여 영화를 제작하여 뭔가 어색하고 둔해 보였지만 쥬라기 공원에서 완벽한 CG로 재탄생한 공룡은 말 그대로 놀라움 그 자체였다. 스크린 속에서 실제 공룡이 살아 숨 쉬는 것 같았다. 그 놀라움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로 부터 22년이 지났다. 2편의 속편이 제작되었고 처음에 받았던 그 놀라움과 감동은 점점 시큰둥해 져갔다. CG기술이 발달하면서 온갖 화려한 CG들을 접하게 되고 이제 실제 공룡과 같은 공룡을 본다는 것은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닌 것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이제는 누구도 공룡을 보고 감동받지 않게 됐어요. 20년 전에 멸종한 공룡을 부활 시켰을때 그건 마법과도 같아 보였을 거에요. 최근 아이들은 동물원에서 코끼리를 보는 것처럼 스테고사우르스를 취급해요. 하지만 소비자들은 더욱 크고 아주 큰, 그리고 더 많은 이빨을 원해요." - 쥬라기 월드에서 클레어(Claire)의 대사 중
그렇다. 이제는 자극에 무디어져 더 이상 스크린을 통해 보는 공룡이 신기하지 않다. 관객들은 기존에 보던 공룡과는 좀 더 색다른 더 크고 더 대단한 공룡과 사건을 원한다. 그리하여 쥬라기 월드는 이러한 색다름을 충족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으며 광고를 보며 충족시켜 줄 것이라는 확신도 어느 정도 들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러한 새로움을 느끼지 못하여서 아쉽다. 그것은 어쩔 수 없이 기존의 것을 답습하며 결국 새로울 것도 없는 속편의 한계 때문일 수도 있고 나의 감각이 무디어 져서 그럴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아쉬움은 많았지만 영화 자체가 그리 부족하지는 않은 것 같다. 제작진은 인도미누스렉스라는 새로운 공룡을 만들어냈다. 그와 더불어 실제 화려한 볼거리의 공룡 테마 동산을 만들었다. 거대한 크기의 모사사우르스도 등장한다. 사나운 랩터와 사람이 서로 교감하는 모습도 보인다. 어차피 영화를 통해 공룡에 대해 연구하려는 목적도 아니어서 과학적 옥의 티를 찾을 생각도 없었고, 애초에 오락 영화로 생각하고 와서 영화가 주는 교훈, 의미 등을 큰 화두로 담을 생각도 없었다. 그냥 화려한 볼거리와 적절한 긴장감 등은 좋았다.
극 중에 속편의 여지를 남겨 두었으니 조만간에 또다른 쥬라기 시리즈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을 간다고 했던가. 처음의 감동을 줄 수는 없어도 그래도 쥬라기 시리즈는 여전히 최고의 시리즈이다. 감정이 무뎌지고 기대에 못 미친다고 주절대기는 하였지만 새로운 시리즈가 나오면 아마 의무적으로 보게 될 것 같다.
쥬라기 월드 (2015) 
Jurassic World





- 감독
- 콜린 트레보로우
- 출연
- 크리스 프랫,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타이 심킨스, 닉 로빈슨, BD 웡
- 정보
- 액션, 스릴러, SF, 공포, 어드벤처 | 미국 | 125 분 | 201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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