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한국영화특선 '만추(2010)'가 방금 끝났다.
지난 주에는 81년도 김혜자 주연의 만추를 보고
오늘은 탕웨이 주연의 2010년도 만추를 보았다.
66년 작품이 처음이라는데 이 작품은 유실되었다는 안타까운 정보가...
81년도 작품을 한번 보고 2010년도 만추를 보니 느낌이 색달랐다.
개인적으로는 2010년도 것이 좋다.
81년도 작은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어둡고 슬프고 무거운 분위기라 솔직히 짜증이 났다. ㅎㅎ
2010년도 작도 그리 밝고 편안한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시애틀의 안개와 구름 속에서 잘 볼 수 없다는 밝은 햇살이 반짝였다. 안개와 구름도 안정적인 구도와 다양한 장소의 이동으로 인해 지루하지 않았다. 하오(好)
단 제목인 만추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없었다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화이(坏).
81년도 작에서는 찬바람과 단풍이라는 만추의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었지만 뭐 그래도 제목이 꼭 배경이 되라는 법은 없으니...
개인적인 차는 있겠지만 나는 만추의 압권은 마지막 장면이라 생각한다. 그 점에서 두 작품 다 나름 멋지다.
낙엽지는 가을 벤취에서 기약없이 기다리다 끝끝내 세찬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과 함께 떠나간 김혜자의 쓸쓸한 모습으로 끝이나던 81년도의 만추.
만나기로 한 장소의 카페에서 한참을 머뭇거리다 앞의 빈자리에 재회의 인사를 담담히 건네며 끝내는 2010년도의 만추.
내가 이 장면이 압권이라 생각하는 이유는 우선 이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박인환의 '세월이 가면'이라는 시와 참 잘 어울린다라는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고 또한 이것이 결코 슬픈 결말이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늦은 가을 새빨갛게 물든 단풍은 어느새 찬 바람에 떨어지고 차가운 겨울이 온다. 하지만 차가운 언젠가 겨울이 지나가면 아름다운 봄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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