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풍경들/일상의 풍경들
조팝나무 꽃 그리고 SNS
아리내
2017. 4. 20. 23:23
꽃의 모양이 조를 섞어 지은 밥(조밥) 처럼 보인다고 조팝나무로 불린다고 한다.
하얀 쌀 같은 꽃잎에 좁쌀 같은 노란 수술 딱 조밥의 모습이다.
한 줄기에 올망졸망 모여있는 모습들이 참 사이좋게 보인다.
작은 물고기들은 물 속에서 큰 물고기처럼 보이기 위하여 떼로 몰려 다닌다고 한다.
조팝나무 꽃도 마찬가지로 자신을 잘 찾도록 하기 위하여 모여 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정작 그 수많은 꽃들 중 꽃 하나가 눈에 띄기는 어려운 일이다.
혹 눈에 띄었다 해도 비슷하게 생긴 수 많은 꽃들 중에 하나로 여겨질 것이다.
SNS의 발달로 마음만 먹으면 자신을 쉽게 알릴 수 있게 되었고 예전에는 만날 수 없었던 수 많은 사람들도 쉽게 접하게 된다. 한번의 스크롤로 나의 눈 앞에 수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다. 하지만 그렇게 지나간 수 많은 사람들은 그 수 많은 꽃들 중에 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작은 꽃이 아닐까?
SNS의 발달로 오히려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심리상태는 군중 속에 고독이라는 용어로 정의되기도 한다.
SNS에서 나 또한 수 많은 꽃들 중 보여지지도 않는 하나의 작은 꽃이 아닐까?
어린왕자의 소행성 B612의 장미를 생각해본다. 어린왕자 외에는 아는 사람도 없고 돌봐줄 사람도 없다. 하지만 B612의 장미는 과연 외로웠을까?
나는 어느 꽃이 되기를 더 원하는 것일까?